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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문제연구소

『세계정치』저널

[세계정치 제20호] 국제정치학 방법론의 다원성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3.27 조회수 5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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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계정치20: 국제정치학 방법론의 다원성>

 

-책소개

 

국제정치학에서의 방법론 논쟁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비판적 사례분석을 시도한다. 특정 방법론의 이분법적 선호에서 벗어나 각각의 장단점을 근본적인 차원에서 비교하고, 방법론이 실제 연구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평가하기 위해 각 분야에서 적용되는 방법론들을 살펴본다.

 

-출판사 책소개

 

연구와 방법론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젊은 과학자에게 주는 편지>에서 수학을 하지 못해 생물학 박사과정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탄한다. 수학은 방법에 불과하여 그 자체로 생물학적 지식이 될 수 없는데, 수학을 잘 못한다고 학생들이 생물학을 전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경제학 교수들은 경제학 전공 학생들이 응용수학은 척척 풀어내지만 막상 경제에 대한 질문에는 제대로 된 답을 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이렇듯, 연구 분야에서 방법에 대한 강조는 연구하려는 대상보다 연구 방법이 더 중요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켜 본말전도의 상황을 연출하곤 한다.

 

국제정치학에서의 방법론

방법론에 대한 확고한 합의가 있을 것처럼 보이는 생물학과 경제학에서도 방법론은 여전히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방법론이 없는 국제정치학계에서 이 논란은 더욱 심하다. 20세기 이후 국제정치학의 주류로 굳어진 합리주의는 사회현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려는 실증주의 방법론을 내세우는데, 이는 주로 미국정치에서 경제학의 수학적 방법을 정치학에 원용한 합리적 선택이론의 영향력이 증대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실증주의 방법론이 내재적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주류로 확고히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국제정치연구의 다원성이 저해되고 국제정치학의 미국정치 모방, 더 나아가 미국정치에의 종속을 불러오고 있다. 21세기 국제정치학계에서 합리주의의 영향력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합리주의에 대해 방법론적 다원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이 1980년대 이래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해석학과 구성주의, 탈구조주의, 탈근대주의 등이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 시도들은 실증주의 과학관을 비판하며 자연과학에 대별되는 사회과학의 특수성과 정체성을 강조하고, 자연현상의 일반적 인과법칙을 사회현상에 일관적으로 적용하는 입장을 배격한다. 방법론적 다원성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개념과 경험적 이론을 체계적으로 사용하여 사회현상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과, 자연과학적 보편성에 기반을 둔 사회현상 해석을 지양하고 사회과학에 적합한 인과관계분석을 도출할 것을 역설한다.

 

국제정치학 방법론의 다원성

<국제정치학 방법론의 다원성>은 이러한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이 책은 방법론 논쟁에 대한 이론적인 쟁점을  검토하고 존재론과 인식론의 근본적 차이를 인정하여 국제정치학에서 방법론적 다원주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성찰한다. 또한 탈실증주의 인식론의 출발점과 현재 국제정치학계가 고민해야 할 내용을 살펴보고, 국제안보연구에서의 방법론의 다양화와 의제 확장의 경향을 짚어보며, 외교정책 연구 발전을 위한 메타이론적 접근을 논한다. 합리주의의 대항마로서 이론화된 구성주의의 이론적, 경험적 발전의 맥락 속에서의 국제정치경제의 분석기법 소개와 나폴레옹 전쟁 이후 근대국제정치의 혁명적인 변환에 대한 논의는 국제정치에 대한 이해를 넓혀준다. 이 책은 국제정치학 방법론 중 어떤 한 쪽을 배격하거나 옹호하지 않고, 양쪽의 장단점을 근본적인 차원에서 비교하여 국제정치학에서 이론 및 실증적으로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줄 것이다. 

 

세계정치 시리즈

[세계정치]는 서울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가 기획하는 작업이다. 한국의 국제정치학이 과도한 정책지향성을 극복하고, 세계정치의 보편성과 동아시아와 한국의 경험과 관점을 균형 있게 바라보면서 한국 국제정치학의 정체성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제정치학 방법론의 다원성]은 20번째 책이다

-저자소개

 

이왕휘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용욱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전재성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박재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은용수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안두환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이보미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석사

목차

 

서문 국제정치학 방법론의 다원성 이왕휘・이용욱 5

 

제1장 이론, 방법 그리고 방법론

—‘국제정치학 이론의 종언’ 논쟁의 비판적 검토 이왕휘 29

I. 머리말 33

II. 방법론 논쟁의 문제점들 37

1. 방법과 방법론 38

2. 방법과 이론 39

3. 철학적 방법론과 과학적 방법론 41

4. 방법들 사이의 위계질서 44

III. 21세기 방법론 논쟁: 쟁점과 함의 46

1. ‘대화와 종합’ 논쟁 46

2. ‘이론의 종언’ 논쟁 50

3. 방법론적 함의 55

IV. 맺음말 60

 

제2장 탈실증주의 국제정치학 인식론의 모색 전재성 71

I. 서론 76

II. 현상학과 탈실증주의 인식론의 정초 모색 79

1. 실증주의 인식론 비판 79

2. 후설의 현상학 방법론의 전개 84

3. 하이데거의 현상학적 존재론 86

4. 언어, 몸, 감정 90

III. 구현주의적 전회와 탈실증주의 인식론의 모색 92

IV. 국제정치학의 실천적, 심리학적 전회 분석 96

1. 실천적 전회 96

2. 심리학적 전회 104

V. 동아시아 국제정치이론에 대한 함의 107

 

제3장 ‘국제안보연구’ 방법론 고찰

—동아시아 ‘안보질서’ 연구 경향을 중심으로 박재적 113

I. 서론 116

II. 국제안보연구의 심화와 확대 120

1. 분석수준과 분석단위의 심화 120

2. 안보의제의 확장과 ‘안보화(securitization)’ 127

III. 사례연구: 동아시아 ‘안보질서(security order)’ 연구 경향 129

1. 분석수준과 분석단위의 심화 131

2. 안보의제의 확장과 ‘안보화(securitization)’ 138

IV. 결론 142

 

제4장 외교정책 설명과 방법론

—패러다임 전환 및 확장을 위한 제언 은용수 149

I. 국제관계학에서의 외교정책연구: 개괄적 검토 154

II. 현실/합리주의 VS. 외교정책분석론(FPA) 160

III. 대표적인 FPA 연구(방법): 심리/인지적 접근법을 중심으로 169

IV. 외교정책연구의 발전을 위한 제언 174

1. 비주류에 대한 통섭과 다양성의 필요성 174

2. 다양성의 실현을 위하여: 쿤, 라카토스, 베버와 포퍼 180

 

제5장 세력 균형에서 협조 체제로

—폴 슈뢰더(Paul W. Schroeder)의 근대 유럽 외교사 안두환 193

I. 『추축국 동맹과 미·일 관계, 1941년』(1958) 197

II. 『메테르니히 외교의 최정점, 1820-1823』(1962) 202

III. 『오스트리아, 영국, 그리고 크림 전쟁: 유럽 협조 체제의 붕괴』(1972) 209

IV. “구조적 전환”, “정치적 평형”, 그리고 “패권 질서” 219

V. 『유럽 정치의 전환, 1763-1848』(1994) 240

VI. 결어 268

 

제6장 구성주의 국제정치경제

—방법론 고찰과 적용 이용욱 283

I. 서론 287

II. 구성주의 방법론 인식론적 토대 290

III. 구성주의 국제정치경제 분석기법의 다양성 301

1. 단일사례 분석 302

2. 비교사례 분석 304

3. 통계 분석기법 308

4. 컨텐트 분석기법 311

IV. 결론 314

 

자유주제

제7장 1970년대 북한의 평화협정 제안 연구

—한국 배제의 시원 이보미 323

I. 서론 328

II. 평화협정 논의의 쟁점 330

III. 한반도의 미니데탕트와 북한의 남북평화협정 제안 333

1. 미중화해와 북한의 국제정세 인식 335

2. 남북대화 이면의 한반도 정세 평가 336

3. 남북평화협정 제안의 목적 343

IV. 남북대화 중단 이후 북한의 북미평화협정 제안 347

1. 파리평화협정의 체결과 북중관계의 이완 348

2. 남북대화 중단의 한반도적 연원 351

3. 북미평화협정 제안 이후 한국 배제의 고착화 357

4. 1975년 이후 군사력 및 경제력 평가의 변화 360

V. 결론 362

 

부록 371

-발췌

 

국제정치학에서 유래한 또는 국제정치학에만 특정한 방법론이 없기 때문에, 국제정치학계의 방법론 논쟁은 사실 정치학, 더 근본적으로는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연구성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따라서 최근 방법론 논쟁의 역사적 및 이론적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과학계와 인문학계의 연구를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국제정치학계 내에서의 방법론 연구의 성과와 한계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37쪽

 

 

감정의 요소는 부정적 국제관계에도 적용된다. 파타와 피에르케는 너스바움의 감정이론에 기대어 인지주의적 감정론을 전개한다. 이에 의하면 감정은 사실상 이성적 판단이 전제되어 발생하며, 가치판단을 거쳐서 나타난다는 이론이다. 감정은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이성적으로 반응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감정이 합리성에 대한 반대라기보다는 복리추구적 판단(eudaimonistic judgement)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부정적 감정의 한 예로 모욕감(humiliation)을 고찰하는데, 자신의 위신에 대한 배반의 감정이 국제정치적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로를 서구에 대한 중동 국가들의 정책에서 찾아내고 있다(Fattah and Fierke 2009, 67).

-106쪽

 

그런데 주목할 것은 동아시아 안보질서와 관련하여 미국 주도 동맹체제의 존속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아시아에서 자유주의적 특징을 가진 미국의 헤게모니 질서를 유지하는 데 있어 미국 주도 동맹체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동맹이론에 의하면 동맹 형성의 근간이 되었던 공동의 적이 사라지면, 동맹은 동맹국들 간 ‘상대적 이익(relative gain)’에 대한 우려로 붕괴되기 마련이다. 냉전 기간 동안 미국 주도 동맹체제의 ‘존재이성’은 공산주의에 대한 대응이었기에, 냉전의 종식 후 공산주의 체제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도 동맹체제가 왜 존속하는가에 대한 연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존속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탈냉전 후 나토가 해체되지 않고 오히려 동유럽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포함시키는 등 확장되어 나가는 것을 설명하는 데 있어, 다수의 연구가 체제와 국가를 분석 수준과 단위로 설정하고 수행되었다. 그러나 일군의 학자들은 분석 수준과 단위를 심화·확장하여, 나토가 냉전 기간 지불한 매몰 비용(sunk cost), 나토의 기구로서의 이익(organizational interest), 관성(inertia), 자산특정성(asset specificity) 등의 제도적 요인과 공동체 의식, 집단적 정체성 같은 관념적 요인을 주요한 독립변수로 부각시켰다.

-133

 

 

한편 동아시아에서 비전통안보 의제의 ‘안보화’는 미국이 자국 주도 동맹체제를 강화하는 데 직접, 간접으로 이용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발리 폭탄 테러 및 대규모 해일 피해, 일본의 원전 사고 등 비전통안보 관련 이슈의 ‘현재화’는 미국과 역내 국가들이 비전통안보 이슈를 효과적으로 ‘안보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동맹체제가 동아시아 지역에서 부상하고 있는 비전통안보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물적 자산과 전략적 방향성을 효과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141

 

 

또 국제정치의 신자유주의 시각은 제도적 혹은 경제적 이득이나 동기부여를 강조하고 이에 상응하는 국가(지도자)들의 합리적(협력적) 행위를 기대하지만, 현실에서 종종 나타나는 비합리적 행위에 대해서는 적절히 설명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심리/인지적 접근법은 국가 지도자들이 제도적 제약이나 경제적 이득에도 불구하고 왜 합리적 행동에서 벗어난 외교정책을 택했는지 파악하는 데도 도움을줄 수 있다. 더불어 국제레짐이나 안보담론의 형성과정에서 나타나는 간주관성(inter-subjectivity)과 정체성의 변화를 추적하며 그 ‘원류’를 확인하는 데도 유용한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요컨대 심리/인지적 연구는 21세기 IR의 대표 이론적 시각인 현실주의, 자유주의, 그리고 구성주의를 더욱 정밀하게 만들어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공헌을 할 수 있는 것이다

-174

 

이에 반해, 구성주의는 ‘변화와 차이, 다름’에 주목한다. 또한 사회현상의 역사성을 중요시하는데, 이는 분석에 있어 시간과 공간의 맥락성을 고려한다는 의미이다. 구성주의 분석이 ‘변화와 차이, 다름’에 주목하고 사회현상의 역사성을 중요시한다는 것은 합리주의 사회과학이 표방하는 ‘사회현상 일반적 법칙성’이 존재하지도 않으며 따라서 이를 분석한다는 것은 허구적이라는 입장에 맞닿아 있다. 일반 조건을 밝히려는 합리주의적 연구질문과 달리 구성주의자들의 연구질문은 시공간의 맥락 안에서 구체성을 띠며 유사성이나 지속보다는 다름과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합리주의를 비판하며 성장한 구성주의의 이론적 역사성에도 기인하는데, 구성주의의 문제의식은 ‘왜 많은 유사한 사람들이 유사하지 않은 선택을 하는가?(why do so many similar people make so many dissimilar choices?)’로 표현될 수 있다(Abdelal 외 2010: 2).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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